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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9 190912 부러움과 외로움이 뒤섞여 난리법석인 새벽. 190916 사람의 기분은 정말 알 수가 없다. 너무 짜증나서 열불을 내다가도 좀 괜찮아져서 금방 190917 일주일에 세네 번씩 보던 사람들을 3~4개월에 한 번 보기도 어려운 사이가 되는 건, 3~4개얼이 뭐야 1년에 한 번 보기도 어려운 사이가 되는 건, 예전에도 그랬지만 여전히 적응하기 어렵다. 보고 싶다 많은 사람들을 아직도 여전히. 190919 아직도 한강을 지나갈 때면, 하던 것을 멈추고 한강을 바라본다. 그런 걸 보면, 역시 서울 사람은 아닌가 보다. 190920 오랜만에 신촌 말고 다른 동네에서 술을 마셨다. 신촌에서 술 마시면 그 자리가 얼마나 즐거웠든 거의 98프로의 확률로 집에 오는 길에 급격하게 우울해지는데, 다른 동네에서 술.. 더보기
0721 무너진 마음을 기댈 곳 나의 기복을 보는 기분은 어땠을까, 생각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했을 때, 정말 괜찮아졌다고 생각한 것인지 궁금했다. 무슨 말을 듣고 싶은지 생각했다. 나의 걱정과 고민을 함께 나눌 생각은 없었다. 나의 우울을 나누고 싶은 마음도 아니었고, 함께 슬퍼해 주기를 바란 것도 아니었다. 그냥 지금 곁에 있는 것처럼, 앞으로도 곁에 있어 주겠다고. 그냥 그 일상을 함께해주겠다고, 가끔 맛있는 거 사 먹고, 가끔 놀러가고, 가끔 연락하고. 그냥 지금 이대로, 변하지 않고 있어 주기만 하면 된다고. 그 이상을 바라지는 않았다. 내 문제를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주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건 어디까지나 나의 문제이고, 기대고 싶지도 않았고, 혼자서 잘 해결해 나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으니까. 그래도 혼자 하는 게 벅찰 .. 더보기
0508 뭐가 그렇게 지겨운지도 모르면서 지겹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글을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몹시 외로웠고, 외로웠지만 그 누구에게도 기대고 싶지 않은 날이었다. 이해 받고 싶지도 않았고, 이해 받기 위한 노력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 모든 해맑음 속에 지쳤다. 아무렇지 않은 척, 웃음이 나는 척 반응하는 게 더 지겨웠다. 기분이 좋아지면 그 모든 일을 또 아무렇지 않은 척 해낼 수 있으려나. 적어도 오늘은 아니었다. 길게 연락을 안 한다 해서, 이 사람의 마음이 가라앉아 있나 보다, 생각할 사람은 없을 터였다. 그냥 또 연락하기 귀찮은가 보다 생각할 게 뻔했다. 굳이 가라앉아 있다고 알리고 싶지도 않았다. 알아주기를 바라지도 않았다. 묘한 감정이었다. 그냥 혼자의 시간이 좋았다. 조용히 킬빌을 보다 잠들려고 했는데, 도통 잠이 오.. 더보기
0429 두 사람 아주 작은 심술이 났다. 아주 작은 심술에는, 아주 작은 복수를 할 수밖에 없었다. 복수라고 볼 수도 없는 아주 작은 복수를. 확실하지 않은 관계에서는 너무나 많은 것을 의심하게 된다. 그 모호함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확정적인 말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내 마음은 더 모호했으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술나는 마음을 어쩔 수는 없었다. 나에게만 다정하고 특별한 말투를 보여주길 바랐고, 그 다정하고 특별한 이야기들은 나와만 나눴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게 모두와 나누는 대화라 생각하면 심술이 났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 중 너무나 많은 부분을 나눴고, 그렇게 많은 것을 나눈 사람은 없는데. 그와 달리, 그쪽은 다른 이들과도 너무나 많은 것을 나누고 있다 생각하면 조금은 심술.. 더보기
0426 브로콜리를 먹을 수는 있지만 좋아하지는 않아 추천곡: 10cm – 그러니까… 어렸을 때는 반장도 많이 했고, 누군가를 대표하는 자리에 많이 나섰었다. 그때도 내가 자발적으로 나선 건 아니었던 것 같지만. 초등학교를 지나고, 중학교를 지나고, 점차 잘난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뛰어들면서 더 이상 자발적으로 나서지 않는 사람에게 리더의 자리를 맡기는 곳은 없었다. 리더의 자리를 벗어나는 건 편안했다. 아무도 줍지 않는 교실의 쓰레기를 주워야 할 것 같았고, 청소나 뒷정리를 할 때면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어야만 할 것 같은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내 할 일만 빨리 끝내면 되었고, 다른 사람이야 어쨌든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괜찮았다. 모두가 잘하게끔 격려하기, 그렇게 해서 전체의 결과가 좋게끔 만드는 것은 리더의 역할이었을 뿐, 개개인에게 주어지는 .. 더보기
0426 브로콜리를 먹을 수는 있지만 좋아하지는 않아 추천곡: 10cm – 그러니까… 어렸을 때는 반장도 많이 했고, 누군가를 대표하는 자리에 많이 나섰었다. 그때도 내가 자발적으로 나선 건 아니었던 것 같지만. 초등학교를 지나고, 중학교를 지나고, 점차 잘난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뛰어들면서 더 이상 자발적으로 나서지 않는 사람에게 리더의 자리를 맡기는 곳은 없었다. 리더의 자리를 벗어나는 건 편안했다. 아무도 줍지 않는 교실의 쓰레기를 주워야 할 것 같았고, 청소나 뒷정리를 할 때면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어야만 할 것 같은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내 할 일만 빨리 끝내면 되었고, 다른 사람이야 어쨌든 별 신경을 쓰지 않아도 괜찮았다. 모두가 잘하게끔 격려하기, 그렇게 해서 전체의 결과가 좋게끔 만드는 것은 리더의 역할이었을 뿐, 개개인에게 주어지는 .. 더보기
0418 건강한 맛을 찾아서 행복을 자각하는 순간들을 중간중간 끼워 넣는 재미로 살고 있는 시험 기간. 보통에야 사람을 만나는 순간들에서 행복을 찾지만, 사람들과 딱히 말할 시간이 길지 않은 시험 기간엔 혼자서 재미있는 무엇인가를 할 궁리를 하는 과정에서 행복을 찾는다. 예를 들면, 지금처럼 도서관 밖 휴식 공간에 앉아서 글을 쓴다든지. 사실 이 가운데는 사람들이 지나다니려면 거쳐야 하는 장소라서, 아는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생각했지만 만나면 또 뭐 어떤가 생각했다. 이번 시험 기간의 구세주는 명백하게 강이채다. 강이채의 앨범이 없었다면 이번 시험 기간은 너무나 우울했을 거야. 사실 너무 힘들어서 무슨 글을 써야 할지 잘 감이 안 온다. 한국어가 분명함에도 이게 한국어가 맞나, 싶은 글들을 읽고 있다. 그래도 이번 학기에.. 더보기
0325 불신 요즘은 살아가는 데에 있어 아주 큰 낙이 없다.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들은 있지만 지나가면 꺼져 버리는 공허함이 남고, 알지 못하는 사람들 속에서 그 사람들을 알아 가려는 탐색전을 벌여야 하고, 그에 맞추어 나를 적당히 바꾸어 두어야 하고, 배우는 것도 성취감을 주지 못한다. 하루를 온종일 투자해 어떤 과제를 해내도 이 정도면 잘했지, 드디어 끝냈다 하는 성취감이 들지 않는다. 끝내도 뭔가 찝찝한 마음을 지울 수 없는, 분명 많은 것을 하고 있는데 스스로에게 수고했어, 잘했어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 일상에 지치지 않는 방법을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지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나. 왜 사람들이 휴학을 하는지 알 수 있는 이번 학기다. 좋아하는 것들이 일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라 생각했는데, 좋아하는 것을 잃.. 더보기
0312 마음이 개 같아 마음이 심란했다. 마음을 도저히 어떻게 가눠야 할지 몰라서 어떤 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마음을 가눌 방법을 알 수 없는 날에는, 찬찬히 하루를 되짚었다. 이 가눌 수 없는 마음은 어디에서 온 걸까, 어디서부터 어긋난 걸까, 하루를 돌아보면 그 어긋난 금은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번 어긋나기 시작하면 계속 어긋나고 어긋난다. 가끔은 그 어긋난 마음이 너무나 쉽게 풀려 버리는 날도 있지만, 어긋나고 어긋나고 끝도 없이 어긋나는 날도 있다. 처음 어긋난 지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지만, 고작 그런 일에 어긋나 버렸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애써 다른 이유를 찾으려 했다. 어긋난 마음을 들고 아무렇지 않은 척 가볍게 구는 것도 그만하고 싶었다. 괜찮다고 말해줄 사람들, 왜 그러냐고 진심으로 물어올 사람들인.. 더보기
0227 대책 없는 마음 얼굴을 맞대지 않으면, 맥락을 파악할 수 없어 답답한 순간들이 많다.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했다면 싸우지 않았을 일로 싸우고,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했다면 오해하지 않았을 일로 오해하고 사이가 틀어진다. 그렇지만, 얼굴을 맞대지 않아서, 그 뒷이야기를 알지 못하고 뜸을 들이는 순간 때문에 함께 숨을 멈추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오프라인이 아닌, 카카오톡 같은 메신저상에서 누군가가 나의 이름을 또렷하게 부르는 순간. 누군가가 내 이름을 또렷하게 부르는 순간은 보통 이야기를 전환하기 위한 때이고, 말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면대면 상황과는 달리, 메신저로 연락할 때에는 다음 문장을 입력하는 동안 틈이 생긴다. 그 틈 사이에, 나는 상대가 어떤 이야기를 꺼낼까 잠깐 숨을 멈춘다. 혹시라도 상대가 이 말을 꺼내는 것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