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사랑 받을 자격 없어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아, 강릉 가고 싶다. 새벽 한 시에 틀어서, 약 세 시 즈음까지 보았다. 세 시가 넘은 지금도 마음은 싱숭생숭하고, 잠은 오지 않는다. 늘 피식거리게 되었던, 이전에 보았던 영화들과는 달리, 피식거릴 틈이 많은 영화는 아니었다. 그렇지만 이전의 어떤 영화보다도, 마음을 잡아끄는 대화가 많았던 영화이기도 했다. 자전적인 영화는 아니라고 했지만, 너무나 대입이 잘 되는 이야기 속에서 현실을 떠올리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었고, 그래서 사실 이 영화를 어떻게 봐야 할까 스스로도 고민스럽다. 불륜을 다룬 영화는 아무리 연출이 좋고 영상미가 좋아도 스토리에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는 편이라, 이 영화도 미루다 미루다 봤던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불륜을 다뤘다 해도 이 영화는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그들의 사랑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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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저 아세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
https://brunch.co.kr/@won3min/17 (더 많은 덕질은 브런치로!) 지극히 현실적이고, 찌질하고, 짜증나는데, 웃긴 넷플릭스에서 어떤 드라마를 정주행해 볼까 고민하다가, 그냥 오늘 같은 일요일에는 영화나 한 편 볼까 했다. 절절하고 마음 시린 로맨스는 싫었고, 그렇다고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무거운 영화도 싫었고. 그냥 홍상수 영화가 보고 싶었다. 지극히 현실적이고, 찌질하고, 짜증나는데 그러다가 웃게 되고. 넷플릭스에 있는 홍상수 영화 중 뭘 볼까 하다가 보게 된 게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이었다. 사실, 이 영화는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이 시점에서 이 영화를 보면, 그들을 오롯하게 영화 속의 인물로 볼 수 있을까 싶어서. 다른 이런저런 감정이 끼어들 것 같았고, 그 감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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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개 같이 불행한 인생, 혼자 살아 뭐하니, 꿈의 제인
꿈의 제인은 여전히 예고편만 보면, 마음이 울렁이는 영화다. "안녕, 돌아왔구나?"라고 말하는 제인의 첫 등장 씬은 언제나 미묘하게 숨이 턱, 하고 막히는 기분이다. 제인의 목소리도, 표정도, 이어지는 음악도 너무나 좋아서. 사실 예고편과 포스터를 접하고 나서 너무나 보고 싶었던 영화였다. 예고편에서 나왔던 제인의 대사들이 너무나 내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예고편에서 접한 제인의 캐릭터가 너무나 매력적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포스터 색감이 너무나 예뻤기에 아, 이 영화는 반드시 보러가야겠다, 그렇게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랬기에 꿈의 제인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영화관에 가서 만난 꿈의 제인은 내 예상과 너무나 달랐다. 이렇게 영화 초반부부터 당황했던 영화는 드물었다. 기대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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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여전히 날 사랑할 거지, 로렌스 애니웨이
#로렌스 애니웨이 #이 사랑을 보라! 자비에 돌란과의 첫 만남. 그 누구도 악역이 아닌 영화. 그 상황에서 각각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대사 하나하나를, '그래, 그럴 수밖에 없겠구나' 하고 바라보게 된다. 때로는 잔혹한 말과 행동까지도, 수긍할 수밖에 없다. 나에겐 겨우 찾은 행복이, 누군가에겐 자신을 갉아 먹는 잔혹한 현실로 다가오니까. 마음과 머리는 따로 놀고, 세상의 시선은 괴롭고, 제대로 된 내 편, 나를 제대로 이해해 줄 사람은 하나 없고. 프레드가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말을 하든 사실 프레드에게 어떤 말도 던질 수가 없었다. 그냥 프레드는 매 순간에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뿐. 사실 프레드뿐만 아니라, 로렌스도, 로렌스의 엄마도, 이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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