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0170122 나를 변화시키는 고마운 사람들

호에호 2017. 6. 12. 18:09

기억을 들췄다. 기억이 나지 않던 순간들을 들추니, 떠올랐다. 시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변하지 않은 것은 웃음 짓게 만들었고, 여전히 설렜다. 지금의 나에게 다시 찾아온다 해도, 여전히 나는 빠지겠구나. 많은 게 변한 줄 알았는데, 여전한 것도 여전히 많구나. 그냥 그 외에도 수많은 순간들을 들췄고, 들추자마자 떠오르는 수많은 감정들은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지만, 변해 버렸지만, 남아 있는 기억들은 변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별 것 아닌 것들이, 그 순간엔 정말 별 것 아닌 줄 알았던 것들이 별 것이 되어 가는구나, 없었다면 너무나 아쉬웠을 것들. 다시금 드는 생각이지만, 매 순간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야겠다 싶다. 아낌없이 쏟아부어야겠다. 가고 싶으면 가고, 하고 싶으면 하고. 하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것들이 너무나 많아서. 별 거 아닌 줄 알았는데, 해서 너무나 다행인 것들이 되어서. 그런 것들은 당장 그 순간엔 후회나 민망함일 수 있지만, 지나고 나니 반짝거리는 기억들로 남아 있다.

 

좋을 때는 좋다고 말해야지. 좋아 죽을 때는 좋아 죽겠다 해야지. 슬플 때는, 있는 그대로 직구로, 슬프다는 하지 않아도 표현은 해야지. (이미 슬픈 경우에는 내 나름대로 표현을 잘 하고 있고, 그래서 늘 너무나 진심 어린, 고마운 위로들을 많이 받았다. 굳이 걱정할 이유 없는) 고마울 땐 고맙다, 미안할 땐 미안하다. 그냥 그런 있는 그대로의 감정들, 스치는 감정들을 표현하고 살아야겠다, 싶다. 그런 감정을 진심으로 표현하고 싶어질 만큼 느끼게 되는 사람들은, 이미 제대로 표현하지 않아도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돌려돌려 엇나가 말해도 어떤 마음인지 알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때때로의 좋은 말 한 마디는 더 기분 좋게끔 만들어 주니까. 그 사람을 더 좋아하게끔, 마음을 주게끔 만드니까.

 

나를 변화시키는 고마운 사람들.

표현을 많이 할 수 있게, 있는 그대로, 과장이 아니라 오롯이 좋아 죽겠다 싶은 사람들이 더 늘었으면 좋겠다. 그런 한 해였으면. 늘 그래 왔던 것 같긴 하지만, 예측해 봤자 딱딱 들어맞지도 않을 미래와 어차피 뭐라 생각하든 그렇게 큰 상관도 없는 타인들 때문에 지금 이 순간, 해야겠다 싶은 것들을 놓치지 말자는 것 또한 표현을 잘 하자는 것과 통하는 부분이 있기도 한 것 같다. 어차피 흘러가는 것 아니겠는가.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고, 가까워짐이 있으면 멀어짐이 있는 것인데, 당연한 것인데. 그것을 두려워해서, 그것을 지켜 볼 타인이 두려워서, 지금 이 순간을 놓쳐야 할 이유는 없는 것 같다. 영원을 믿고 싶어지는 황홀한 순간에는, 결국 영원이 없고 어리석었던 것으로 드러난다 하더라도, 영원을 믿으면 되는 거 아닌가 싶다.

 

그런 황홀함이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뭐 어때. 그리고 그러한 오류를 나만 저지르는 것도 아니고, 모두 다 그런 걸. 그렇기에 아름다운 걸. 무엇이 두렵고, 무엇이 후회인가 싶다. 그런 순간이 없는 게 끔찍한 것이지.

 

생각해 보면, 끔찍할 건 또 없고. 매 순간 극과 극만 치닫는 인생이면, 그 순간만 소화하기에도 벅차서 지난 시간도, 다가올 시간도 제대로 볼 여유가 없다. 적당히 조화가 필요한 것이니, 나쁠 것도 없다.